Thursday, November 21, 2024

[박헌승 목사 칼럼] “천국 가정의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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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천국 가정의 어린이”

지난 3월 말에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보트를 타고 캐나다 국경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어른 6명과 어린이 2명이 익사했습니다. 캐나다 퀘벡주 악웨사인(Akwesasne)에서 세인트 로렌스강(St. Lawrence River)을 건너려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악천후 속에서 고장 난 보트를 타고 무리하게 밀입국을 시도한 것입니다. 이들은 인도와 루마니아에서 캐나다로 이민 온 두 가정입니다.

아메리칸드림은 강물과 함께 사라지고, 싸늘한 시신만 남았습니다. 특히 세 살도 안된 유아 두 명은 캐나다 여권도 지니고 있었습니다. 정든 고향을 떠나 캐나다에 왔을 때 이들은 꿈만 같았고, 기뻤을 것입니다. 그러나, 캐나다가 가정의 행복을 보장해주지를 못했습니다. 고달픈 이민가정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만약 저들이 계획하고 꿈꾸는 대로 무사히 미국으로 건너갔다면 행복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미국은 기회의 땅이기에 나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역시 어려웠을 겁니다. 어쩌면 생존경쟁이 치열한 미국 생활이 더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과연 어느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포도나무 비유에서 말씀하십니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느니라.” 가지는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나무를 떠난 가지는 메말라 땔감밖에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연약한 가지라도 포도나무에 붙어 있으면 절로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정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어린이 주일입니다. 이 땅의 모든 어린이를 축복합니다. 사무엘처럼 어릴 때부터 성소에서 자라나기를. 디모데처럼 삼대에 걸쳐 거짓 없는 믿음이 계승되기를. 벳새다 광야의 한 아이처럼, 오병이어도 기꺼이 드리는 자녀가 되기를. 아기 예수님처럼 건강하고 지혜가 충만하여 하나님의 은혜 안에 머물기를. 어린이 예수님처럼 지혜와 키가 자라고,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받기를….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천국 가정의 어린이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세인트 로렌스강물 속에 빠진, 어린 유아들이 눈에 자꾸 아른거립니다.
“그 어린 아이들을 안고 그들 위에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니라”
(마가복음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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