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December 22, 2024

[박헌승 목사 칼럼] 좌광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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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좌광우도

새우튀김 환불 문제로 고통받던 음식점 점주 아주머니가 사망하게 된 안타까운 사연이 보도되었습니다. 김밥, 만두, 새우튀김 세 개를 배달시킨 고객이 다음 날 전화해서 튀김 새우 한 개가 색깔이 이상하다고 환불을 요구했습니다. 주인은 새우튀김 한 마리 가격을 돌려주겠다고 했으나 고객은 전액 환급을 요구하고 폭언을 하며, 앱 리뷰에 ‘개념을 상실한 주인’이라고 나쁜 평가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음식 배달센터에 고발했습니다. 음식 배달앱 업체는 고객의 말만 듣고 가게로 전화해 압박하며 무리한 요구를 했습니다. 점주는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결국 전화 통화 중 충격을 받고 뇌출혈로 쓰러졌고, 의식불명 상태에서 3주 만에 숨지고 말았습니다.

2,000원짜리 새우튀김 1개, 천 원 두 장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비극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졸지에 아내를 잃은 남편은 땅을 치며 통곡만 하고, 어머니를 잃은 딸은 어디에다도 하소연을 못 하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매달려 열심히 땀 흘렸는데 돌아온 것은 억울한 죽음뿐이었습니다. 누구도 잘못이 없다고 합니다. 환불을 요구한 고객도, 배달앱 업체도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습니다.

보도를 접한 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새우튀김 한 마리가 뭐라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가?” 하는 생각에 한동안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세상은 점점 사랑이 식어 가고 있습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습니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이해하고 배려하는 생각이 없습니다. 자기주장, 자기의 의사만 내세우고 있습니다.

‘좌광우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광어와 가자미, 도다리 생선의 눈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치어일 때는 두 눈이 정상이다가 크면서 광어는 눈이 왼쪽으로 몰립니다. 가자미, 도다리의 눈은 오른쪽으로 쏠립니다. 광어족 같고, 가자미 눈 같다는 말은 한쪽으로만 치우쳐 본다는 뜻입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눈이 필요합니다. 동전도 손바닥도 양면이 있습니다. 새우튀김 한 개도 중용의 눈으로 바라보았으면 좋았을 터인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미련한 자는 명철을 기뻐하지 아니하고 자기의 의사를 드러내기만 기뻐하느니라.” (잠언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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