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December 22, 2024

[박헌승 목사 칼럼] “은혜를 은혜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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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성경에서 ‘은혜’라는 단어가 처음 나오는 곳은 창세기 6장 8절입니다.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했습니다. 마음의 생각,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셨습니다. 이제 세상을 홍수로 심판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습니다. 방주를 지어 집을 구원하고 의의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노아 이전에도 은혜는 있었습니다. 창세기를 열면 풍성한 은혜의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하나님은 만물을 창조하시고 좋아하셨습니다. 사람을 지으시고는 매우 기뻐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복을 주셨습니다. 아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아 돕는 배필을 만드시고. 사랑의 짝, 하와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둘이 연합하여 한 몸 되게 하시고, 그리스도와 교회를 나타내는 부부가 되게 하셨습니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담과 하와는 은혜를 망각하고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먹었습니다. 저들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습니다. 아담은 지은 죄의 책임을 하나님께 돌리고, 아내는 마귀 탓으로 돌립니다. 그럴지라도, 하나님은 저들을 버리지 아니하셨습니다. 나뭇잎 치마 대신 가죽옷을 입혀주셨습니다. 은혜입니다. 무엇보다도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한다는 원시복음은 은혜중의 은혜입니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습니다.

인류 최초의 범죄 현장에서 은혜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인간이 죄를 짓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없어서가 아니라, 은혜를 헛되이 받아서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에게 베푸신 최고의 은혜는 자유의지였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같이 창조하지 않으셨습니다. 자원함으로 순종하여 생명나무 열매를 먹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담은 그 은혜로운 자유의지로 불순종했습니다.

죄의 근본은 은혜를 잃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멋대로 살려고 받은바 은혜를 저버립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죄를 범한 인간에게 또 은혜를 주십니다. 죄악이 넘치는 시대에 노아에게 은혜를 주셨듯이, 지금도 방주의 은혜를 주십니다. 방주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이루신 구속의 은혜입니다. 그리스도의 은혜에서 떨어지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은혜가 은혜 됩니다.
“주 예수의 은혜가 모든 자들에게 있을지어다. 아멘”(계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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