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은 체중의 1.5배에 달하는 신체 하중을 견딘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엄지발가락은 60%의 압력을 버티며 걷는다고 하니, 정말 대단합니다. 엄지발가락은 똑바로 설 수 있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이 소중한 발가락을 외면하지 말고 좀 더 관심을 두어야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엄지발가락에 미세한 통증이 생겼습니다. 신발 때문에 그런가 했는데, 점점 통증이 심해져서 구글 닥터(?)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찾아보니 연골 손상으로 인한 관절염, 통풍, 결정종, 당뇨병성 신경증, 무지외반증, 종자골염, 내성발톱 등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다양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병명 때문에 골치가 아팠습니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발가락 통증보다 머리가 더 쑤시는 것 같아 검색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뜩 고린도전서 12장 말씀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지체 이야기입니다. 몸의 지체 중 더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더 요긴하고, 덜 귀히 여기는 지체들을 더욱 귀한 것으로 입혀준다는 것입니다. 아름답지 못한 지체는 더욱 아름다운 것을 얻게 되고, 부족한 지체에는 귀중함을 더한다는 것입니다. 은혜가 되었습니다.
왜, 이 말씀을 생각나게 하셨을까? 묵상하는 가운데 두 가지 깨달음이 왔습니다. 첫째는, 엄지발가락 같은 나를 하나님이 돌보아주신다는 것입니다. 보잘것없는 나, 쉽게 상처받는 나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교회 안에 연약하고 부족한 지체, 고통당하는 지체에게 관심을 더 가지라는 것입니다. 뛰어나고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자만 주목하지 말고, 음지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신음하고 아파하는 자를 돌보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주님의 음성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있다는 것이 고마웠습니다. 이것 때문에 주님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남은 목회에 대한 이정표를 다시 세우게 되었습니다. “엄지발가락아, 그동안 수고 많았다. 미안하다. 이제야 내가 너를 기억하는구나.” 엄지발가락을 쓰다듬고 어루만지며 위로해 주었습니다.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고린도전서 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