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주간의 짧은 레바논 선교 여정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6월에 예정되었던 두주간의 일정이 갑작스런 미사일 교전 발발에 놀란 항공사측의 일방적 항공편 취소로 8월 한주간으로 축소되었습니다. 성령께서 3년만의 이번 재방문을 소망하고 기도하게 하셨던터라 잠시의 망설임을 뒤로하고 한주간이라도 허락해 주신 주님의 부르심에 감사하며 그 땅을 밟았습니다.
한때 ‘중동의 파리’라고 불리웠던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는 놀랍도록 낮아지고 가난해져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저기 무더기로 아무렇게나 시멘트로 올려 지은 난민촌들 곁 곳곳에 미사일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더미들이 불과 얼마전까지 계속됐던 전쟁통의 아우성을 상기시켰습니다. 미화1불이 레바논 1,500리라에서 90,000리라로 폭등한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씨름하고 있는 사람들의 한숨이 언제나 잦아들까 기약이 없어 보입니다. 변변한 직업도 구하기 어려운 난민분들은 하루 한끼 소량의 식사로 근근히 생활합니다. 최근에는 레바논 정부의 시리아난민 귀환정책에 따라 그나마 조금 있었던 난민지원마져 모두 끊어져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도착 당일부터 난민촌을 누비며 영혼들을 만나 기도와 침사역으로 섬기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의 아픈 육신을 붙들어 성령께 맡기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며 침을 놓을 때, 주께서 한분 한분 만져 치유해 주시고 마음에 평강을 주셨습니다. 펴지지 않던 무릎이 펴지고, 기력소진과 발목 통증으로 잘 일어서지도 못하던 분이 일어서서 큰길까지 바래다주기도 했으며, 처녀 시절부터 올라가지 않았다는 팔이 올라가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난민으로서의 타향살이 속에 지치고 어두웠던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의 웃음소리도 함께 들리는 듯 했습니다. 우리를 선한 사마리아인으로 이곳에 불러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는 시간이었습니다.
한주간이 하룻밤처럼 지나갔습니다. 현장 선교사님들께는 큰 위로와 힘이 되며 영적기류가 또한번 바뀌는 시간이었다고 하십니다. 사도행전 13장에 금식하고 기도하며 성령의 말씀하심에 순종하여 바나바와 바울을 파송했던 안디옥 교회의 이야기는 오늘도 우리들의 교회를 통해 계속되고 있습니다.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