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성령의 단비
한국은 일찍 봄이 찾아와 저만치 가고 있다고 합니다. 벌써 벚꽃이 지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 한편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봄이 되면 누구나 한 번쯤은 봄 내음에 취해봅니다. 갓 피어나는 새싹들을 보며 신기해합니다. 스치는 봄바람에 뺨을 내맡기며 살포시 눈을 감아봅니다. 따사로운 봄볕에 길을 걸으며 봄노래로 흥얼거려봅니다. 내 마음은 봄 아지랑이에 실려 정처 없이 먼 곳으로 날아갑니다.
이해인의 시 ‘봄의 연가’입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겨울에도 봄
여름에도 봄
가을에도 봄
어디에나 봄이 있네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플수록
봄이 그리워서 봄이 좋아서
나는 너를 봄이라고 불렀고
너는 내게 와서 봄이 되었다
우리 서로 사랑하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언제라도 봄”
아름다운 시입니다. 마음이 녹아내립니다. ‘어디에나 봄’ ‘언제라도 봄’, 이 부분이 좋습니다. 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면 사시사철 365일, 내가 있는 모든 곳이 봄이라는 것입니다.
이 시를 음미하면서 성령충만을 사모하게 합니다. 성령은 봄의 영입니다. 이스라엘은 가을에 씨를 뿌릴 때 이른 비, 가을비가 와야 합니다. 봄에 추수할 때는 늦은 비, 봄비가 와야 합니다. 영적으로 봄비는 추수하는 성령의 단비를 말합니다. 예수님은 승천하신 후 하늘에서 늦은 비 성령의 단비를 부어주셨습니다. 땅끝까지 풍성한 영혼 추수의 역사를 위해 사랑의 소낙비를 부으셨습니다. 주여, 봄비로 내리는 성령을 부어주소서. “봄비가 올 때에 여호와 곧 구름을 일게 하시는 여호와께 비를 구하라 무리에게 소낙비를 내려서 밭의 채소를 각 사람에게 주시리라.”(스가랴 10:1)
2021. 04. 11 박헌승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