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26, 2024

[박헌승 목사 칼럼] 명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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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명태 이야기

며칠 전, 교역자들과 함께 북엇국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하면서 국의 정확한 명칭에 대하여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명태국, 생태국, 황태국, 북엇국, 동태국 등 여러 이름이 나왔습니다. 알 듯 모를 듯, 갑자기 맨붕이 왔습니다. 정확한 생선과 국 이름을 알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보았습니다. 검색해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명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동태, 북어, 건태. 황태. 백태, 흑태, 깡태. 망태, 조태, 강태, 왜태 등, 생소한 이름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명태가 여러 가지 음식재료로 쓰인다는 것을 알고 감탄했습니다. 생태는 날명태로 시원한 생태찌개, 생태 매운탕으로 조리가 됩니다. 코다리는 반건조 명태로 매콤한 코다리조림이나 강정을 만듭니다. 황태는 말린 명태, 북어는 바짝 말린 명태로, 북엇국이나 북어찜을 만들 때 사용됩니다. 동태는 얼린 명태로 맛있는 동태찌개나 동태전을 만들 때 쓰입니다. 노가리는 말린 명태 치어로 노가리조림은 밥도둑입니다.

이뿐 아닙니다. 명태 알인 명란으로 영양가 있는 명란젓, 명태 내장인 창란으로는 입맛을 돋우는 창란젓을 만듭니다. 아가미로는 특미인 아가미젓, 눈알로는 명태눈 초무침을 만듭니다. 북어 껍질로는 어글탕을 끓입니다. 또한 명태순대, 동태순대도 있습니다. 함경도 강원도 향토 음식인 명태순대는 소금에 절인 생태의 내장을 들어내고 속에 돼지고기, 두부, 숙주나물 등 소를 넣어 찜통에 쪄 만듭니다. 초장에 찍어 먹으면 맛이 일품입니다. 옛 문헌에 의하면 명태를 이용해 만든 음식 종류만 36가지가 된다고 하니 정말 대단합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며 알, 내장, 껍질, 눈까지 바쳐 자기를 희생하는 명태를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하나도 버릴 것 없이 다 쓰임 받는 명태의 모습이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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