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새”
‘2023년 한국교회 트렌드’라는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조사 통계자료를 근거로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예측하여 목회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자유로운 신앙 패턴을 가지게 된 교인들을 ‘플로팅 크리스천(Floating christian)’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붕 떠 있는 크리스천, 여기저기 떠도는 크리스천”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여러 교회의 온라인 예배를 기웃거립니다. 그러다가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바뀌게 되고, 주일 성수의 개념마저 무너지게 됩니다.
한국 교회 안의 플로팅 성도, 떠도는 교인들을 보며 ‘좌불안석’(坐不安席)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앉아 있어도 자리가 편안하지 않다는 뜻으로, 불안·근심 등으로 한군데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입니다. 교회를 다니지만 “여기가 내 집이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예배도 내 취향대로입니다. 하나님 중심의 예배가 아니라, 내 중심의 예배입니다.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가 아니라, 구경하는 예배입니다.
어느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동안 결혼하고 22번이나 이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았는데, 돌아보니 허전하다는 것입니다. 어떨 때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22번이나 이사를 했지만, 아직 생활의 안정을 얻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습니다. 마음이 안쓰러워 격려하며 함께 기도했습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의뢰하는 자의 복된 삶을 물가에 심어진 나무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물가에 심어진 나무가 그 뿌리를 강변에 뻗치고 더위가 올지라도 두려워하지 아니하며 그 잎이 청청하며 가무는 해에도 걱정이 없고 결실이 그치지 아니함 같으리라.”(렘17:8)고 했습니다. 나무가 열매를 맺으려면 뿌리를 튼튼히 내려야 합니다.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나무는 결국에 가서 뽑히고 맙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곳에 깊이 예배의 뿌리, 믿음의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교회는 영혼의 고향이요 집입니다. 마음의 안식처입니다. 붕 떠 있어 여기저기 떠도는 신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플로팅 크리스천’은 보금자리를 떠나 떠도는 새와도 같습니다.
“고향을 떠나 유리하는 사람은 보금자리를 떠나 떠도는 새와 같으니라.”
(잠언 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