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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이른 새벽이었습니다. 폭설로 온 동네가 눈으로 뒤덮였는데, 새벽기도를 가려고 나섰다가 큰 낭패를 당했습니다. 자동차가 집 앞 거리에서 쌓인 눈 더미에 박힌 것입니다. 바퀴 주위를 삽질하며 차를 빼느라 엄청나게 고생했습니다. 눈은 계속 내리고, 온몸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고, 허리는 아프고 정말 난감했습니다. 바퀴는 헛돌고 도저히 헤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자동차 안에 들어와 지쳐 쓰러졌습니다. 그때 비로소 기도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처음부터 기도하지 못하고 지금 와서 기도하려는 내가 부끄러웠습니다. 그래도 염치 불구하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새벽에 나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주님밖에 없습니다. 진작 기도하지 못했음을 용서해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어린아이처럼 매달렸습니다.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기도하고 운전을 하니 신기하게도 자동차가 조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힘을 얻어 거리에 쌓인 눈을 치웠습니다. 차고 앞의 눈도 치우고 힘들게 자동차를 들여놓았습니다. 시계를 보니 두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응접실 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웠습니다.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만은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입에서는 그저 “주님, 감사합니다”라는 소리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눈사태로 인해 배운 기도의 교훈이 있습니다. 매사에 기도부터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늦더라도 기도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어려움이 닥칠 때 당황하면 기도를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내 힘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포기합니다. 낙심하며 절망을 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도는 해야 합니다. 다른 것은 다 포기해도 기도만은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약속하십니다. 이제라도 기도하면 내가 응답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늦었다 하더라도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자를 결코 외면하지 않습니다. 기도에는 늦는 것이 없습니다. 늦더라도 기도해야 합니다.
“여호와의 말씀에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 하셨나니”(요엘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