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향기”
“나는 냄새를 맡는다. 고로 존재한다.” ‘냄새의 심리학”이라는 책 겉표지의 표제어입니다.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호흡하며 죽을 때까지 호흡합니다. 사람은 숨을 거두는 순간, 영혼이 몸에서 빠져 나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일평생 코로 숨을 쉰다는 것은 다른 말로 냄새를 맡는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냄새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갓난아기 냄새, 음식 냄새, 비누 냄새, 화장품 냄새, 비 냄새, 흙 냄새, 바다 냄새, 장작 타는 냄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냄새…. 냄새에는 좋은 냄새도 있지만 역겨운 냄새, 코를 막게 하는 냄새, 쓰레기 냄새, 시궁창 냄새, 불쾌한 냄새도 있습니다.
얼마 전 내 코를 아름답게 자극하며 기분 좋게 하는 향수를 만났습니다. 그동안 여러 향수를 뿌려 보았지만,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은은하게 스며나는 향기가 감미로운 음악을 듣는 것 같아 자꾸 냄새를 맡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야말로 천국의 향취였습니다. 온종일 향기로운 꽃밭에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상쾌했습니다.
냄새는 단지 코로 맡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묘사할 때 냄새로 표현합니다. “그 사람 어딘가 냄새가 난다. 말을 들어보니 배운 사람 냄새가 난다.”라고 말을 합니다. 야곱은 세겜 사람들을 살육한 시므온과 레위를 악취라고 했습니다. 다윗도 우매한 까닭으로 내 상처가 썩어 악취가 난다고 했습니다. 사람에게는 탐욕의 냄새, 죄의 냄새, 사망의 냄새가 납니다. 어쩌면 냄새가 나니 향수를 뿌리는 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노아가 정결한 짐승과 새로 번제물로 드릴 때 타는 연기를 향기로 받으셨습니다. 흠향하시고 다시는 물로 세상을 심판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무지개 약속을 하셨습니다. 제사때에 제단 위에서 불태워지는 제물을 여호와가 받으시는 향기로운 냄새라고 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 향기는 장차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 희생의 향기를 예표하는 냄새였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제단에서 흘리신 예수의 피는 죄 사함의 피, 생명의 피입니다. 그 보혈에는 하나님의 향기가 있습니다. 죄악의 악취를 없애고 거룩의 향기로 바꾸는 능력이 있습니다. 십자가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아로마(aroma)가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깁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의 향기를 맡은 자입니다. 날마다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의 향을 피워야 합니다. 가는 곳마다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풍겨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항상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이기게 하시고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라.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고후2: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