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는 매년 10월 둘째 주 월요일을 콜럼버스 데이(Columbus Day)로 기념합니다. 이 날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무조건적인 영웅담으로 미화하는 대신, 신앙인의 관점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미지의 세계를 향한 믿음의 항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의 나침반을 쥐고서 내게 주어진 ‘가야만 하는 길’이 콜럼버스에게 사명이 되었습니다. 사실, 콜럼버스의 항해는 엄청난 위험과 불확실성에 직면한 여정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서쪽으로 항해한다는 것은 ‘세상의 끝’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공포를 감수하는 일이었습니다. 신앙의 여정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종종 익숙하고 안전한 ‘나의 계획’이라는 해안에 머물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때때로 우리를 미지의 바다로 인도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을 통하여 명령을 주십니다. 이 명령은 우리에게 편안한 삶의 궤도를 벗어나 영적인 항해를 시작하라는 부르심입니다.
우리의 삶을 움직이는 동기가 ‘인간적인 야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라는 나침반에 고정될 때, 우리는 비로소 두려움을 넘어 미지의 세계로 닻을 올릴 용기를 얻습니다. 하나님은 콜럼버스라는 한 인물을 사용하셨듯, 우리의 불완전함을 통해서도 그분의 크신 구원 역사를 이루어 가십니다. 불확실성의 파도를 지나고 위험한 풍랑을 지나 맞이하게 된 것은 새로운 땅과 영적 ‘새 계절’이었습니다. 그 때는 콜럼버스가 아시아로 가는 새로운 항로를 찾았다고만 믿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대륙’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때로 우리가 구하는 것(나의 기대)과 하나님이 주시는 것(하나님의 비전)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우리 신앙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열망했던 일은 막히고 좌절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진정한 ‘새로운 땅’은 좌절 뒤에 감추어진,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새로운 영적 계절입니다. 혹시 내가 기도하고 계획했던 일들이 막혔습니까? 혹시 내 신앙의 여정에 익숙했던 ‘옛 세계’가 끝나고 새로운 변화가 요구됩니까? 하나님은 우리가 머물고 싶어 하는 ‘옛 세계’보다 훨씬 크고 광활한 ‘새로운 사역의 대륙’을 준비해 두셨습니다. 우리는 그 새로운 땅에 발을 디딜 때, 내 안의 숨겨진 잠재력과 성령의 능력을 비로소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콜럼버스 시대의 탐험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땅’의 발견이 때로는 원주민에 대한 정복과 착취로 이어졌습니다. 이 역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신앙적 교훈을 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은혜와 사명을 주실 때, 우리는 어떤 깃발을 꽂아야 합니까? 우리는 세상의 힘과 탐욕을 상징하는 ‘정복의 깃발’이 아니라, 사랑과 희생을 상징하는 ‘십자가의 깃발’을 꽂아야 합니다. 우리의 사명이 ‘나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사람의 일’이 되어 결국 무너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사명이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약한 자들을 ‘섬기는 것’이라면, 그것은 영원히 무너지지 않을 ‘하나님의 일’이 될 것입니다.
콜럼버스 데이를 맞아, 우리는 잠시 멈춰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점검합시다. 우리의 목적지가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과 섬김이라는 것을 확신하며,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미지의 영적 항해를 담대하게 시작하는 복된 성도들이 되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