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November 21, 2024

[담임목회,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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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임받는 자의 행복한 목회”

박헌성 목사

(나성열린문교회 담임목사, IRUS 국제개혁대학교·신학대학원 총장, World Gospel Times 발행인)

교회는 하나님의 기쁨과 영광을 위해 세워진다. 그리고 그것은 교회가 영혼 구원의 사명을 다할 때 가능하다. 담임목사는 이를 위해 쓰임받는 하나님의 사자다. 그래서 담임목회에 대한 답은 바로 잘 쓰임받는 ‘하나님의 사자’가 되는 데서 찾아야 한다. 그 답을 찾아가는 좋은 길라잡이 중 하나로 『월간목회』2023년 3월호 특집 ‘담임목회학 개론’에 실린 박헌성 목사(나성열린문교회)의 특별기고를 소개한다. 건강한 담임목회, 특히 이민목회의 성공을 염원하는 모든 하나님의 사자들에게 도전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월간목회 3월호 표지
월간목회 3월호 속지

쓰임받는 목회자

지난 2월은 나성열린문교회가 개척된 지 30년째였다. 엊그제 개척한 것 같은데 벌써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시간이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30년 전 개척의 첫날, 지금, 그리고 미래의 시간이 한 점에 머물러 있듯 흐르지 않는 세월로 느껴진다. 초심을 잃지 않고 달려왔고 달려가며 달려갈 수 있음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한다.

지난 43년간의 목회 여정을 돌아보면, 필자가 할 수 있는 고백은 모든 것은 주님이 하셨고 나는 그저 쓰임 받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한량없는 은혜를 넘치도록 부어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월간목회』지면을 통해 필자의 미국 유학생활과 이민목회 43년의 경험을 사랑하는 동역자들, 후배 목회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돼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아울러 필자의 경험이 21세기에, 하나님의 사자인 주의 종들이 목회 현장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과 특히, 담임목회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 되기를 바란다.

목회자의 길로 이끄신 하나님

필자는 어머님 품에 있을 때부터 새벽기도에 다녔다. 새벽기도가 너무 좋아 목사가 되겠다고 작정했다. 그리고 어머님의 기도와 헌신으로 목사의 길을 걷게 됐다. 목사의 길은 세상 그 어떤 직업보다도 특별하고 좋은 사역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사랑이고 은혜였다.

전도사, 부목사, 담임목사, 그리고 지금까지의 목회 현장에서도 이 사랑과 은혜를 잊지 않았기에 늘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좋은 성도들을 만났기에 기쁨과 감사로 교회를 섬길 수 있었으며, 힘든 시련의 역경 속으로 내몰려도 꿋꿋하게 이겨내며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었다. 담임목사가 되기까지의 모든 여정도 하나님의 불가항력적 이끄심이 있었고 그 부르심에 순종하여 이루게 됐다.

필자는 처음 서울 남영동교회에서 조동소 목사 추천으로 총신대학교에 입학해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군 제대 후, 대학 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하게 됐다. 도미 후, 열심히 공부해 학업을 마쳤고 학위를 받았다.

나성열린문교회 주일예배전경

이민목회와 담임목사 훈련

미국에서 학업을 마친 후 몇몇 한국 교회와 신학교의 부름이 있었지만 세 자녀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고 이민목회에 대한 사명이 있어 미국에서 정착하기로 했다. 이민자들의 아픔과 상처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깊었다. 1세와 2세 사이의 문화적 갈등, 언어장벽과 사고 방식의 차이로 수많은 갈등이 생기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들을 섬기기로 작정했다. Korean-ize와 American-ize를 뛰어넘는 Bible-ize로 성경이 말하는 이상적인 이민교회와 이민가정을 꿈꾸게 됐다. 성경이 모두 이민의 역사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훌륭한 이민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많은 분야의 훈련이 필요했다. 담임목사가 되기 전, 훌륭한 목사님의 지도를 통해 총체적인 목회 훈련을 배우는 것이 선행돼야 함을 깨달았다. 그 당시 가장 큰 규모의 한인 이민교회 중 하나였던 라성빌라델비아교회(조천일 목사, LA)에서 전임(Full Time) 부목사로 섬겼다. 대표적인 보수 교단인 라성빌라델비아교회에서 이민목회를 배울 수 있었던 것은 큰 축복이었다.

조천일 목사는 CCC(김준곤 목사)와 충현교회(김창인 목사)에서 10여 년 부목사로 섬기다가 도미했다. 조 목사는 김창인 목사를 통해 가장 보수적인 전통목회를 배우셨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사역에서도 김창인 목사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런 조 목사의 가르침과 지도를 받으며 사랑과 존경하는 마음으로 다양한 경험과 함께 가장 고전적인 정통 목회를 철저하게 배우고 준비하게 됐다. 김창인 목사님, 조천일 목사님으로 이어진 한국 교회 보수 정통 목회를 배운 것은 은혜였다.

부목사 10여 년 세월을 거치며 확고한 소명과 사명의식, 영력과 기도로 교회와 목회를 깊이 알 수 있었다. 새벽을 여는 성령 충만한 시간으로 하나님 중심의 역사관, 말씀 중심의 꿈과 비전, 교회 중심의 리더십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부목사로서 느끼는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 목회자로서의 영성을 단단히 키워준 큰 에너지였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민 생활의 어려움, 그 외 여러 이유로 상처받고 지쳐있는 이민자들과 함께 말씀의 삶, 기도의 삶, 믿음의 삶, 전도의 삶을 끊임없이 훈련하며 목사다운 목사가 되는 목회를 꿈꾸게 됐다.

나성열린문교회 개척과 담임목회

부목사로서의 호된 훈련을 통과할 무렵 서울의 몇 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았다. 그러나 필자를 향한 하나님의 뜻은 따로 있었다. 불가항력적 이끄심에 의해 섬기던 교회를 사임하고 교회를 개척했다. 드디어 담임목회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1993년 2월 28일, 나성열린문교회는 그렇게 개척됐다.

교회를 개척하며 하나님을 사랑하는 열정과 교회의 순수성, 개혁주의자로 교파를 초월한 해외 이민교회로서의 좋은 본보기가 되는 교회로 성장시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꿈을 꾸게 됐다. 개혁주의 신학에 뿌리 박고 예배, 교육, 선교, 봉사를 교회 목회철학으로 삼았다. 균형 잡힌 사역을 유지하며 지금까지 달려오고 있다.

그 결과 예배를 통한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체험하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선교회 성경공부를 통해 2세, 3세, 다음세대를 세워 요셉과 다니엘 같은 역사적 일꾼들의 배출을 꿈꾸며 양육하고 있다. 그리고 고통받는 이웃을 향한 봉사와 세계선교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온 세상에 나누는 그런 교회를 지향하며 오늘도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필자는 전도사, 부목사, 담임목사로 이어지는 목회 여정 속에서 단언컨대 단 한 번도 내 생각대로 움직인 적이 없다. 특별한 계기도 없었다. 필자에게는 매 순간이 특별했다. 그때그때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순종한 기억밖에 없다. 앞으로 담임목회를 은퇴하고 원로목사가 되는 것도 분명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나성열린문교회 주일예배 전경

부목사 향한 담임목회 훈련

우리 교회 부목사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목회 현장에서의 실제적인 다양한 경험들을 나누면서 진실함과 충성심으로 사역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목회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도 영력이기에 새벽 제단을 통해 기도의 능력과 말씀으로 무장한 좋은 성품으로 영력을 견고하게 세워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목회를 어렵게 하지 말고 항상 즐기면서 하라고 말한다. 열심히 심방하여 성도들의 사랑을 많이 받길 권면하고 있다. 하나님의 주권을 철저히 믿고 늘 감사하면서 행복한 목회를 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게 살아온 필자의 모습을 실제로 보여주면서 바울처럼 필자의 목회를 본받도록 지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담임목사는 하나님과 교회를 열정적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필자는 목회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하나님과 교회를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있다. 세상 그 누구보다, 심지어 가족보다도 하나님과 교회를 더욱 사랑하기로 결심했고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하나님과 교회를 열정적으로 사랑했기에 필자의 목회 우선순위는 항상 교회와 성도들이 먼저였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성도들을 돌보는 필자의 ‘목양일념’의 마음을 보시고 목회 사역 위에 넘치도록 풍성한 은혜를 베푸셨다. 지금도 우리 교회는 그 은혜의 만나를 매일 먹으며 행복한 믿음 생활을 하고 있다.

하나님과 교회 사랑에 빠진 필자는 가정과 자녀들을 돌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가장의 빈자리는 오롯이 아내의 몫이었다. 그러나 필자의 빈 자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채워졌다. 하나님께서 친히 때를 따라 자녀들의 학업과 삶의 필요를 채우셨다. 필자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정을 지키셨다.

우리 교회 부목사들은 굴림하는 자세를 깨끗이 버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민교회 목회를 하면서, 나는 밤낮으로 이민자들의 한 영혼, 한 영혼을 사랑하기 위해 씨름하고 몸부림쳤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민자들의 아픔과 상처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힘들다. 그래서 필자는 군림하는 자세를 버리고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껴안으며 섬기는 자세로 한 영혼 한 영혼을 사랑했다. 희생의 마음, 자비의 마음, 즉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한 영혼을 사랑할 때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더 큰 은혜로 목회를 축복하셨다.

이런 필자의 목회 여정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도다. 담임목사는 기도하는 일에 생명 걸어야 한다. 목회 현장은 눈에 보이는 육적인 싸움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숨 가쁜 영적 전쟁이 매 순간 일어나는 곳이다. 담임목사는 이 싸움에서 항상 이겨야 한다. 그러므로 기도하는 일을 힘들어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부르짖고 매달려야 한다.

기도할 때 목회자의 인격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간다. 열심히 기도해야 영력을 얻을 수 있다. 영력이 있어야 통찰력이 생기고 교회와 성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목회자를 통해 역사하신다. 기도하는 성령 충만한 목회자가 교회를 성장시키고 부흥시킬 수 있다. 이것이 필자가 새벽기도를 좋아하고 부목사들에게도 항상 새벽 재단 쌓을 것을 강조하는 이유다.

예수께서 새벽에 기도하신 것처럼, 필자도 새벽기도 자리만큼은 양보하지 않고 지금까지 새벽강단을 지켜왔다. 새벽마다 하나님께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부르짖어 기도하고 있다.

담임목회 성공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먼저 기도와 영혼 구원에 생명 걸고, 목회를 즐기는 건강하고 행복한 목사가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하나님께 인정받아 ‘쓰임받는 행복한 목회자’로 새롭게 세워지길 바라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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