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곤경 처해 인도적 도움 절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수단 나일강 주의 무슬림들이 이 지역 기독교 이재민 34명을 추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단 시민해방운동-북부(SPLM-N) 홈페이지에 따르면, 알막니야의 엘 마타마 지역의 무슬림 주민들은 누바 산맥 기독교인 원주민들에게, 하르툼 인근 옴두르만 지역의 군사 분쟁을 피해 온 기독교인이나 흑인들이 자신들의 지역내에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모닝스타 뉴스도 현지 기독교 지도자를 통해 SPLM-N 홈페이지에 올라온 위의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이곳 무슬림 주민들은 처음에는 기독교인들이 가축을 훔치고 이슬람 율법을 위반했다고 비난했지만, 실제로는 종교적인 이유로 기독교 이재민들의 정착을 반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SPLM-N에 따르면, 지난달 처음에는 30명 , 이어 50여 명의 무슬림 이웃 주민들이 한 기독교 이재민 가정에 찾아와 집을 비우고 떠날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기독교 이재민들이 이를 거부하자 며칠 후에는 더 많은 무슬림들이 들이닥치며 3일 안에 떠날 것을 종용했다.
이에 기독교 이재민들은 관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무슬림 이웃 주민들도 경찰에 기독교 이재민들에 대한 추방 명령을 요청했지만 이 또한 거부됐다.
무슬림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검찰에까지 추방명령을 요청했으나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한 기독교 이재민들도 다른 지역 공무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긍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한 무슬림 이웃 주민은 기독교 이재민들을 향해 집안의 십자가를 버리고 이슬람교로 개종하라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 모든 사태가 근본적으로 종교 문제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공권력을 통한 기독교 이재민 추방이 불발되자 무슬림 이웃 주민들은 지난달 19일 자신들이 직접 기독교 이재민들을 강제로 쫓아냈다.
이에 기독교 이재민들은 “여성과 노약자가 다수인 우리는 피난처와 생계수단을 잃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부족하다”며 인권 단체와 인도주의 활동가들에게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하르툼 나일강 건너편 옴두르만에서는 신속지원군(RSF)과 수단군(SAF) 간의 전투와 포격이 계속되고 있어 기독교 이재민들의 형편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수단에서는 2023년 4월 준군사조직인 RSF와 수단군 사이의 전투가 발발했다.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2021년 10월 쿠데타 이후 수단에서 군사 통치를 공유했던 RSF와 SAF 간의 분쟁으로 인해 하르툼과 다른 지역의 민간인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그 결과 수단 국경 안팎에서 1,12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