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pril 23, 2025

난민 캠프에 대한 관점 변해야…“직접 원조에서 자립경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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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높이고 새로운 기회 제공
신앙박해 난민들 “선순환 효과”

남수단 난민촌 모습.

분쟁과 박해가 발생하면 고향을 떠나 국경을 넘어 난민 캠프로 피신해야 한다. 난민 캠프는 머물 수 있는 임시방편에 불과하지만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수십 년 동안 그곳에서 생활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하기도 한다. 물론 이들의 기본적인 필요는 대부분 유엔난민기구(UNHCR)와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현물 지원으로 충족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2030년까지, 3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난민, 즉 강제 이주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WFP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만 600만 명의 사람들을 돕고 있다. 2022년 러시아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는  1,100만여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UNHCR과 WFP는 다양한 프로그램, 현금, 식량, 현물 등을 통해 이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같은 활동은 난민들을 위한 단기적인 인도주의적 지원의 필요는 충족시킬 수 있으나 장기 난민 체류자들을 돕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 이같은 지원마저도 종종 난민들의 생활 패턴(문화나 음식 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예를 들어, 수단 난민들은 배급받은 밀가루를 팔거나 교환을 통해 기장, 수수, 옥수수, 카사바 가루 등 자신들의 전통적인 식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타 다른 식량과 세면용품 같은 필수품은 거의 제공되지 않아 더 큰 불편에 허덕이고 있다.

이같은 열악한 환경으로, 난민들은 필요와 삶의 개선을 위해 캠프 내에서 스스로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고 있기도 하다. 배급이 화폐로 바뀌고 소규모 시장 경제가 등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난민 캠프를 바라보는 자선 단체들의 관점도 점점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자선 단체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면 최근에는 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선이 아니라 자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실례로 2018년, 유엔난민기구와 세계은행은 케냐의 카쿠마 난민 캠프를 대상으로 한 경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 캠프는 1992년 수단 난민을 위해 설립됐다. 이후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등 주변 국가의 난민을 수용했고 2020년까지 20만 명 정도의 난민을 수용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난민 캠프는 케냐의 지역 경제에 연간 5,600만 달러에 가까운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와 이와 유사한 연구들은 관련 단체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민간 부문의 투자를 독려했다. 즉 국제기독연대(ICC)와 난민투자네트워크(Refugee Investment Network) 같은 비영리단체들이 기업가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멘토링하며 자금을 지원하는 등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다시말해 전 세계의 난민 프로젝트와 국제 투자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물론 난민 프로젝트에 선발되려면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난민이 소유하거나, 난민이 주도하거나, 또는 난민을 고용하는 사업이어야 한다. 이러한 사업은 일자리 창출, 경제 개발, 사회 통합, 교육, 건강 또는 자립을 통해 난민의 삶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ICC 보도에 따르면, 난민 프로젝트 자금지원 프로그램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예를들어 요르단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 파티마의 삶도 그러한 사례 중 하나다. 파티마는 식품 사업을 시작했고, 3개월간의 교육과 1달러 미만의 자금으로 사업을 성장시켰다. 현재 파티마는 가족과 다른 두 명의 요리사를 부양하며 암만의 유명 레스토랑에 음식을 납품하고 있다.

이제 난민들은 단순한 직접 원조의 수혜 대상이 아닌 재능과 인내를 바탕으로 소규모 사업을 성장시키고 가족을 부양하는 신진 기업가로 변모해가고 있다. 이는 난민 경제 자금 지원이 성공적인 투자 기회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난민 캠프에 대한 관점 전환은 “수익창출을 통한 자립을 넘어 인간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더불어 난민 가족은 물론 오랜 세월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아 난민이 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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