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 명 참가, 부활 기쁨 함께 나눈 축제의 장
새에덴교회 장로들이 언약궤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한국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진행된 ‘2023 부활절 퍼레이드’가 9일 부활주일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1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실무대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축시를 낭독하고 있다. 뒤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모습이 보인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교총) 주최, CTS(회장 감경철) 주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특별시 및 CTS문화재단이 후원한 이날 ‘부활절 퍼레이드’는 오후 2∼4시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세종대로를 따라 서울광장까지 간 뒤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약 1.7㎞(1.1마일) 구간에서 진행됐다.
이날 퍼레이드는 구약존, 신약존, 근현대(부활)존, 다음세대존 등 4가지 주제 아래 60개 단체 5천여 명이 참가했다.
특히 당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각각의 체험부스에서는 많은 젊은 부부들이 자녀들에게 예수님의 흔적을 체험시키고자 하는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 깊었다.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서 시작된 개막식에서, 이번 행사의 공동대회장이자 CTS공동대표회장인 이철 감독회장은 “이 부활절 퍼레이드는 기독교 140년 역사상 최초로 이뤄지는 행사로 지난 3년간 준비해왔다”며 “이 행사의 모든 참여자와 시민들에게 부활의 참기쁨이 전해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축사를 통해 “부활의 기쁨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문화축제의 장을 마련해준 한국교회총연합에 감사를 드린다”며 “서울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행렬과 공연을 통해 종교와 문화, 세대를 뛰어넘는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되기를 바라며 모두에게 예수님 부활의 기쁨이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퍼레이드 실무대회장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부활의 외침, 사랑과 빛의 퍼레이드여’라는 축시를 통해 “이 부활절 퍼레이드가 대한민국을 사랑과 희망, 화합의 새 역사로 만들어 갈 찬란한 부활의 외침, 거룩한 문화 축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외쳤다.
이어 이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CTS 감경철 회장이 개막식을 선언한 후 소강석 목사가 양각나팔을 불며 ‘2023부활절 퍼레이드’의 대행진이 시작됐다.
퍼레이드는 염광고등학교 밴드부의 힘찬 연주를 필두로, 그 뒤를 히브리어로 적힌 십계명 돌판과 성경대로 고증한 황금 언약궤를 든 10여 명의 새에덴교회 장로들이 따랐다. 이어 말씀 행렬 뒤로 모세의 지팡이가 홍해의 기적을 연출했고, 별의 행렬과 예수님의 등장 그리고 십자가 퍼레이드가 펼쳐지며 성경 속 구약과 신약존을 지나 우리나라에 복음이 전해진 과정을 보여주는 근현대존, 마지막으로 유아차 행렬에서부터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에 이르기까지 다음세대존이 이어졌다.
수많은 남녀노소가 ‘말씀따라 행하라’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퍼레이드 중간 중간을 장식한 마칭밴드와 치어리딩, 뮤지컬 등의 퍼포먼스는 종교와 세대를 넘어 축제의 한마당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대형 풍선과 캐릭터 행렬은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탈놀이와 풍물놀이 등 전통 공연은 지나가던 외국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오랜만에 화창한 휴일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은 연도를 따라 길게 늘어서며 덤으로 펼쳐지는 ‘부활절 퍼레이드’를 만끽했다. 이 순간만큼은 종교도 국적도 상관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하나돼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됐다.
당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체험부스를 통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부활절 퍼레이드’의 축제를 만끽하고 있다.
한편 퍼레이드가 끝난 뒤 오후 4시부터는 한국교회 72개 교단이 함께한 2023년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대회장 이영훈 목사)가 ‘부활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주제로 서울 저동 영락교회(김운성 목사)에서 열렸다. 이 연합예배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도 참석했다.
이어 5시 30분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부활의 기쁨을 노래하며 찬양하는 기념음악회가 계속됐다.
이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