핍박의 감옥 속 “흔들림없는 믿음”
위험 무릎쓰고 ‘비밀 예배’ 이어가
올해 초, 박해받는 기독교인을 지원하는 글로벌 사역 단체 ‘오픈 도어즈’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한 기독교인은 4,476명, 투옥된 신자는 4,744명, 공격받은 교회나 교회시설은 7,670개 이상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러한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믿음을 지키는 기독교인들도 있다. 2000년 이후 62,00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학살당한 나이지리아의 생존자 중 한 명인 엠마누엘 목사의 전언이다.
그에 따르면, 극단주의자들의 습격으로 교회와 주택은 불에 타고 강제 이주당하는 상황이었지만 기독교인들의 신앙만큼은 불태울 수 없었고, 더 나아가 그들은 위험을 무릎쓰고 비밀리에 모여 예배를 계속 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 박해 강도도 지역마다 다르다. 아프리카 기독교인은 5명 중 1명이 매일 위협에 직면하고 있고, 아시아 기독교인은 5명 중 2명이 탄압을 견뎌내고 있다. 북한과 같이 성경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처형되거나 평생 투옥될 수 있는 곳에서는 온갖 공포 속에서도 지하교회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프리카는 여전히 기독교 박해의 온상지다. 소말리아(2위), 리비아(4위), 수단(5위), 에리트레아(6위), 나이지리아(7위) 등 최악의 10대 국가 중 5곳이 아프리카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 전역에서 보코하람, 서아프리카 이슬람 국가, 풀라니 극단주의자 등 이슬람 테러 단체들이 점점 더 잔인한 방식으로 기독교인들을 표적삼아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끔찍한 폭력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기독교인들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공격으로 파괴된 교회는 자리를 옮겨 다른 마을에서 다시 재건되고 있다. 살해당한 목회자의 미망인들은 남편의 뒤를 이어 죽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복음전파를 이어가고 있다.
중동도 여전히 기독교인들에게는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다. 현재 세계 기독교 박해 감시국 3위에 오른 예멘은 계속되는 내전과 이슬람 극단주의의 증가로 인해 소규모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공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슬람을 포기하면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이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은 기독교인 박해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공산주의 정부 역시 여전히 가장 극심한 박해자 중 하나다. 북한은 2025년에도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박해가 더 교묘해진 중국에서는 당국이 “국가 안보”를 가장해 지하 교회를 폐쇄하고 목회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조직 범죄 단체들이 교회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부패와 폭력에 반대하는 기독교 지도자들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의 신앙은 더욱 밝게 빛나고 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기적적인 하나님의 개입과 보호, 심지어 박해자들의 개종에 대해 간증하고 있다. 어떤 기독교인은 교도관이 몰래 성경을 주면서 “여기에서도 평화가 보이는 걸 보니 당신들의 하나님은 실재하는 분임에 틀림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간증은 하나님께서 가장 어두운 곳에서도 일하고 계시며, 그분의 백성의 고통을 통해 그분의 왕국을 발전시키신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이처럼 온갖 위험과 핍박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는 기독교인들에게는 물질과 기도의 후방 지원이 꼭 필요하다. 히브리서 13장 3절의 말씀처럼, 핍박의 감옥에 갇힌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믿음을 통해 우리의 믿음과 헌신도 더욱 단단해져야 할 것이다.
이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