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2023 종교인식조사’
천주교ㆍ불교와 호감도 20점 차이
“섬김 더불어 교회갱신 뒤따라야”
개신교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의 호감도가 전년에 비해 올랐지만, 여전히 불교와 천주교에 크게 떨어진 채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말았다. 1년 전 개신교 신자였던 사람 10명 중 1명은 현재 믿는 종교가 없거나 다른 종교로 전향했다. 주요 종교 중 가장 높은 비율인 20%가 개신교를 믿고 있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만 없는 이유다. 지금도 전체 인구의 51%는 믿는 종교가 없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대표이사:노익상)가 매년 실시하는 ‘종교인식조사’ 결과다. 2023년 1월부터 11월까지 격주로 진행한 22번의 조사(조사별 1000명)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20%가 개신교를 믿고 있으며 뒤를 이어 불교가 17%, 천주교가 11%의 비율을 보였다. 추이를 보면 주요 3대 종교가 2019년 이후 줄곧 현재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물론 이 기간 ‘종교 없음’에 응답한 비율 역시 꾸준히 50% 내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특성 또한 지난해와 유사해 세 종교 모두 연령대가 높을수록 신자 비율도 증가했으며, 저연령대로 갈수록 무교 비율이 높아 18~29세의 경우 무려 10명 중 7명(69%)이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11월 10~13일, 24~27일, 두 번에 걸쳐 만 18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가 조사에서는 종교가 있는 사람의 29%가 매주 예배나 미사, 불공 등 종교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개신교 신자로만 한정하면 54%로, 천주교(27%)와 불교(2%)에 비해 적극성이 두드러졌다. 이것은 종교 활동의 중요성 인식으로 연결돼 개신교 신자의 70%가 본인의 삶에서 종교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천주교 신자 중에서는 52%, 불교 신자 중에서는 27%만이 그 중요성을 인식했다.
이번 조사에서 개신교의 호감도는 33.3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1.4점보다 1.9점 높아졌지만, 같은 기간 불교와 천주교는 각각 5.4점, 6.1점 상승한 52.5점과 51.3점으로 개신교와의 격차를 약 20점으로 벌렸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두 사람 중 한 사람(49%)은 24점 이하의 매우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반면 개신교 신자 스스로 평가한 개신교의 호감도는 77.9점으로, 지난해보다 큰 폭(13.4점)으로 높은 점수를 준 것이 확인됐다. 타 종교 신자 및 종교가 없는 사람이 매긴 개신교 평가 점수와 약 50점의 차이를 보였는데, 천주교와 불교의 자타 평가 격차는 30점대에 불과했다.
한국교회는 지난 1년간 예년과 같이 국내외 재난구호에 앞장서며 고통당하는 이웃에게 봉사와 나눔을 실천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사태 당시 교회 문을 열어 섬김의 모습을 보이고 저출산 예방 등에도 앞장서는 등 국가적 위기 대응에도 동참했다. 이것이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면 전반적인 국민의 호감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동시에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부정적 사건들과 그리스도인들의 실망스러운 모습 역시 각종 뉴스와 온라인에서 회자됨에 따라 앞선 긍정적 요인이 상쇄되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개신교의 호감도가 다른 종교만큼 상승하지는 않은 결과에 대해 종교사회학자인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천주교와 불교의 경우 단일 교단이거나 언론 통제 관리가 잘 이뤄지는 데 반해 개교회주의인 개신교는 컨트롤 타워가 없을뿐더러 기득권층으로 비쳐 집중포화를 받는 부분도 없지 않다”라면서도 “그러나 결국 근본적인 해결은 교회 밖에서 구제와 봉사를 실천하는 것만큼이나 교회 안에 우리 모습을 바르게 가꿔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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