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냉철한 사회인식 필요해
다문화선교, 다문화 이해 선행돼야
한 이주민 청년이 세 명의 어린 소녀를 살해한 사건은 영국에 많은 혼란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침내 극우, 이민자, 무슬림에 대한 격렬한 비난과 함께 사회 혼란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는 6일 연속으로 시위대와 경찰 간의 폭력적인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사우스포트의 모스크가 공격을 받았고, 영국 중심부의 로더럼에서는 시위대가 망명센터를 포위했으며, 버밍엄 인근의 탐워스에서는 시위대가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하는 호텔를 방화했다.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자 위기의식을 느낀 무슬림들은 자체 방어조직을 결성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지난달 30일(화) 사우스포트(버밍엄 북부)에서 한 청년(악셀 무간와 루다쿠바나, 17세, 르완다 출신 이주민의 아들)이 어린 소녀 세 명(6-9세)을 찌르고 다른 어린이와 성인 여러 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그가 불법 이민자이자 무슬림이라는 주장이 떠돌고 있다. 시위대는 거리에서 ‘우리 나라를 돌려달라’, ‘배를 멈춰라’라고 외쳤다. 이번 사태로 현재까지 적어도 150여 명 이상 체포됐다.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는 이 시위대를 향해 극우 폭력집단이라고 규정하고 모든 조치를 다하여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일부에서는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당시 취했던 조치에 버금가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위가 격렬해지며 폭동으로 비화되자 영국의 각 종교계도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며 자제를 당부했다.
사회가 다양하고 다문화적일수록 사람들은 서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현재 영국에서 일고 있는 폭동 현상은 그 반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다문화 사회인 다른 유럽 국가들이 당면하게 될 전조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많은 유럽인들은 현재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적인 무질서가 유럽 대륙 전역으로 확산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전전긍긍 하고 있다.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폭동에 가까운 시위현상은 잘못된 정보에 의해 촉발된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의 정치인들이 난민 유입 대처에 안이한 점도 문제의 원인 중 하나다. 결국 대량 이민이 허용되면서 다양한 집단 간의 문화적 갈등은 급기야 사회 혼란으로 이어졌다.
CNE뉴스의 오피니언 편집장인 바트 얀 수프루이트(Bart-Jan Spruyt)는, 이러한 폭동 현상과 관련, 다문화주의(이데올로기)는 특히 그에 따른 정책이 도덕적, 문화적 상대주의의 결과이거나 심지어 가까운 미래에 대한 (양심적 또는 비양심적) 인식의 결과인 경우, 기독교 관점에서 볼 때, 유대-기독교 전통에 의해 형성된 사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사회의 안녕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치와 기대치를 공유하면 신뢰가 형성되고, 이는 번영하는 사회의 토대 중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특히 기독교인들에게는 다문화주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다문화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이해 또한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이해가 확립되면, 현재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동 현상은 예측 가능하다. 그러나 폭동을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외면하는 것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모든 해결책은 궁극적으로 가치 공유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 고전적 의미의 관용(다른 견해가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지만 받아들이는 것), 민주적 토론의 결과에 기인한다.
이와 더불어, 기독교인은 다문화로 인한 사회 긴장 현상을 자기 방어 증거로 표출되는 극우적 대처에 편승해서도 안 된다.
이는 이주민에 대한 결례일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기독교인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긍휼의 결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동 수준의 일련의 사태는 다문화선교에 앞서 다문화주의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