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웨딩케잌 제작 거부한 기독교인
위협 속, 종교 자유 법정 투쟁은 계속
미국의 한 베이커리 주인이 동성 웨딩케잌 제작을 거부해 고소를 당한 뒤 ‘종교의 자유’에 대한 승소를 거듭하면서 법정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에 위치한 테이스트리 베이커리 주인인 캐시 밀러(Cathy Miller)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컨 카운티 고등법원이 자신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주정부가 항소하면서 또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밀러는 게이 커플이 주문한 웨딩케잌 제작을 거부했다. 남여 네 명이 베이커리 안으로 들어와 케잌을 주문했는데, 처음에는 신랑신부와 들러리인 줄 알았으나, 곧 동성 웨딩케잌 주문하려는 것을 알게 됐고, 신앙 양심상 제작하기 어렵다는 것을 설명하며 정중히 사양했다. 대신 제작 가능한 다른 베이커리를 소개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후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이 문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면서 길고 긴 법정 싸움이 시작됐다.
밀러는 종교의 자유, 기독교인의 신앙 양심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법정에 설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밀러는 “거의 모든 언론은 웨딩케잌 제작 거부 기사로 도배하기 시작했고 덩달아 소셜 미디어도 난리났었다”며 그로인해 “온갖 협박과 괴롭힘, 끔찍한 이메일 공격이 이어졌다”고 당시의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웠던 상황을 기억했다.
그녀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베이커리로 기자들이 몰려오고 증오 메일, 살해 및 강간 협박 등 온갖 협박이 시작되기까지는 2시간도 채 안 됐다고 밝혔다.
밀러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베켓(Backet)의 변호사 아델 카임(Adèle Keim)은 “최근 미국 대법원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며 “캘리포니아주가 밀러를 상대로 소송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카임은 “모든 재판 과정에서 판사는 밀러가 성소수자 차별을 의도했다는 증거는 찾기 힘들고 오히려 밀러가 진정한 종교적 신념을 따르려는 의도만이 유일한 증거라고 말했다”며 “밀러는 매우 원칙적인 신앙인이다. 밀러 가족과 함께 미국 대법원에 항소하는 것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소송를 끝까지 진행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밀러는 “우리 베이커리에는 성소수자 커뮤니티 손님도 많다. 그들에게도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동성애 웨딩케잌 제작은 나의 구세주인 예수님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것이다”며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모든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최근 밀러는 캘리포니아주 제5항소법원에 자신에게 유리한 이전 판결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서면 요청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한편 밀러는 “이러한 법정 투쟁을 해야한다는 것이 결코 기분좋은 일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이 길을 걷도록 부르셨다면 따를 수밖에 없다”며 그러므로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분이 주시는 지혜와 능력으로 끝까지 전진할 것이다”고 자신의 견고한 신앙심을 드러냈다.
이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