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남자 선수, 여자 육상경기 우승 비판
메인주 하원의원 투표 및 발언권 정지 풀어

미국 대법원은 여자 운동경기에서 우승한 성전환 남자 선수의 사진을 공유한 페이스북 게시물 때문에 법안 투표 참여가 금지되었던 메인주의 한 하원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대법원은 21일에 발표한 7-2 판결문에서, 공화당 소속 메인주 하원의원 로렐 리비(Laurel Libby)에 대한 건으로 항소심에 계류 중인 결의안에 대해 강제 명령을 내렸다.
리비는 2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메인주 소녀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이유로 2개월 이상 침묵했던 제가 다시 하원 90지구 주민들을 대표해 투표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포스팅했다.
이 강제 명령에는, 소니아 소토마요르 판사와 케탄지 브라운 잭슨 판사를 제외한 존 로버츠 대법관, 클라렌스 토마스, 사무엘 알리토, 엘레나 케이건, 닐 고서치, 브렛 카바노, 에이미 코니 바렛 판사는 찬성표를 던졌다고 명시돼 있다.
리비는 민주당이 장악한 메인주 하원에서 2월 25일 표결을 통해, 앞서 2월 17일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성전환 남자 선수가 여고 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것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게시물에 대해 비난을 받았다. 문제의 게시물에는 2년 전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5위에 올랐던 남학생 선수의 사진과 2년 후 성전환 여학생으로 출전한 선수의 사진이 함께 게재됐었다.
당시 리비를 비난한 결의안은 “학생 선수의 이름을 밝히고 학교 이름이 선명하게 보이는 운동복을 입은 미성년자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다른 학생들에 대해서는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얼굴을 흐리게 처리한 반면, 이름이 명시된 학생의 얼굴은 선명하게 노출시킨 것은 의도적이며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이 결의안은 성전환자가 직면한 폭력 위협에 대한 통계를 인용하며 리비의 게시물에 대해 메인주 헌법이 메인주 하원에 “처벌”할 수 있는 “풍기문란한 행동”의 사례로 규정했다.
메인주 하원은 75대 70으로 리비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그로 인해 리비는 하원에서의 투표권과 발언권을 상실했다.
리비는 21일 X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지난 3개월 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9,000명의 유권자들을 대신해 내일 다시 회기가 시작되면 투표를 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며 “메인주 하원의장 라이언 펙토는 자신에게 투표권을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인주 정부는 “모든 여성의 운동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고 성전환 남자 선수의 여자 운동경기 참가를 허용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연방 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대통령 행정 명령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미국 교육부 인권국은 2월에 메인주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이어 미국 농무부는 메인주가 성전환 남자 선수의 여자 운동경기 참가를 허용한다는 이유로 메인주에 대한 연방 기금 지원을 동결했다. 그러자 메인주는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아동들을 위한 영양 프로그램 지원 자금 동결은 해제됐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의 주요 체육 단체들은 성전환 선수의 경기 참여에 관한 정책을 변경하고 있다.
선수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이 아닌 생물학적 성별과 일치하는 대회에 출전하도록 하는 정책을 제정한 USA 파워리프팅은,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일반적으로 남성이 “신체 및 근육량, 골밀도, 골 구조 및 결합 조직 증가”로 운동 경기에서 유리하다고 밝혔다.
성전환 남자 선수가 여자 운동경기에서 우승한 실제 사례와 남녀 간의 차이로 인해 몇몇 주에서는 성전환 남자 선수의 여자 운동경기 참가를 금지하고 있다. 앨라배마, 알래스카, 애리조나, 아칸소, 플로리다, 조지아, 아이다호, 인디애나, 아이오와, 캔자스, 켄터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미주리, 몬태나, 뉴햄프셔, 노스 캐롤라이나, 노스 다코타, 오클라호마, 사우스 캐롤라이나, 사우스 다코타, 테네시, 텍사스, 유타, 버지니아, 웨스트 버지니아 및 와이오밍 등이 이에 해당하는 주다. 이들 주에서는 성전환 남자 선수의 여자 운동경기 참가를 금지하고 있다.
이데이빗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