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21, 2024

[황현조 박사 칼럼] “이 질그릇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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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조 목사(커네티컷교협회장, 비전한인교회 담임)

“이 질그릇에도”

독일의 어떤 과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의 육체는 비누 7개를 만들 수 있는 지방과 성냥 2천 개비를 만들 수 있는 인, 벼룩 몇 마리를 죽일 수 있는 유황, 대못 1개를 만들 수 있는 철분, 그리고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뤄진 보잘것없는 존재다.” 즉 영혼이 떠난 죽은 몸을 분석해 보니까 화공약품 값으로 따져서 약 2불 80센트 정도 되더란다. 하나님을 떠나 살던 인생의 숨결이 끊어지고 관 위에 흙이 덮일 때 과연 이 세상에서 평생 동안 이루어 놓았던 재산, 지위, 명예, 권력 등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성경은 하나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다고 했다. 왜 하나님께서 금, 은,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진주 대신에 싸구려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을까? 우리 모두 이 세상에서 겸손하게 살라고 그렇게 하신 것이다. 영어의 겸손(Humility)이란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 휴머스(Humus)로서 흙이란 뜻이다. 사람은 창세기 3:19의 말씀처럼 흙으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갈 존재임을 깨달아 모두가 겸손히 살아야 하고, 교만해진다면 스스로 어리석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흙은 어떤 때 회오리바람에 들려서 잠시 동안 조각구름처럼 공중에 떠 있을 수도 있다. 바람이 그 흙을 떠받치고 있는 동안에는 대단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회오리바람이 사라지는 순간 그 흙은 본래 있었던 땅으로 맥없이 떨어지고 만다. 인간이란 바로 이런 존재다. 흙으로 빚어진 그 코에 하나님께서 불어넣어 주신 숨이 머무는 동안 우리는 잠시 살다가 결국은 본래 있었던 곳, 흙으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다.

영국의 역사학자요 철학자였던 아놀드 토인비는 인간만이 자기의 죽을 운명을 예지하는 존재인데, 인간은 그 예지를 존엄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실 인간만이 죽음을 미리 아는 지능을 가진 존재라고 하지만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재수 없다고 의식적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국에 가면 아파트나 고층빌딩에 4층이 없는 곳이 많다. 죽을 사(死)를 연상시켜서일 것이다. 그러나 죽음은 의식적으로 피하거나 4층을 없앤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국 속담에 인간이 결코 피할 수 없는 두 가지는 “세금과 죽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죽음은 누구에게나 불가피한 것이다.

수년 전 대학에서 죽음학(Thanatology) 강좌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하버드대 슈나이더맨 교수가 이 강좌를 개설하고 20명 정도의 수강신청을 예상했는데 250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그 후 레드클맆 등 여러 대학에도 이 강좌가 개설되었다. 죽음과 내세의 문제를 애써 외면해 왔던 현대인들이 이제는 좀 더 진실해지기 시작했다는 얘기일까?

일본의 여류작가 미우라 아야꼬는 원래 조그만 구멍가게 여주인이었다. 그는 글재주가 있었고 소설을 쓰고 싶었지만, 도무지 자신이 없어 오랫동안 망설였다. 그러나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가운데 용기를 얻었다. 마침내 소설을 써서 아사히 신문의 현상공모 장편소설 부문에 응모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731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1등으로 당선되었다. 그는 자기가 1등으로 당선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서 그는 출판하는 자기 소설책의 제목을 “이 질그릇에도”라고 붙였다. 질그릇 같은 자기에게 은혜를 부어주신 주님의 사랑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조금 유명해지거나 돈을 좀 벌면 금방 교만해지기 쉽다고 그는 생각했고, 바울 사도가 사람을 “흙으로 만든 질그릇”으로 비유한 말씀(고후 4:7)에 깊이 감동받았던 것이다.

성경은 인간의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라 부활의 전주곡이라고 말한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님의 부활이요, 인간의 부활은 바로 그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비록 인간이 유한하고 깨어지기 쉬운 질그릇일지라도 그 맘속에 예수님을 모시면 영원히 값진 보배 그릇으로 변화된다. 인간이 절망과 죽음의 생활에서 벗어나서 기쁨과 영생의 삶을 누리는 유일한 길은, 오직 보배로우신 주님을 마음속에 모심을 통해서만 가능함은 불변의 진리다. “물밀 듯 내 맘에 기쁨이 넘침은 주 예수 내 맘에 오심”–이 찬송을 다 함께 부를 사람들이 세상에서 날마다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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