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26, 2024

[황현조 박사 칼럼] “은화 속에 새겨진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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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조 목사(커네티컷교협회장, 비전한인교회 담임)

“은화 속에 새겨진 형상”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지상에서 복음사역 하시는 동안 수많은 공격과 비방을 받으셨다. 반대자들은 기회만 있으면 예수님의 흠을 찾기 위해 혈안이었다. 그 한 예가 누가복음 20장에 나온다. 유대인들은 신자로 가장한 정탐꾼들을 보내어 예수님을 흠잡아서 올무에 빠뜨리려는 악한 계략을 꾸몄다.

그들은 예수님께 이런 질문을 던졌다. “로마 황제 가이사(Caesar)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아니면 부당합니까?” 예수님이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지 말라고 하면 반로마제국 항거죄로 로마 총독에게 고발하고, 가이사에게 세금 바치라고 하면 유대민족을 반역하는 역적으로 몰아 백성들에게 악선전 할 계산이었다. 예수님은 그들의 간계를 아시고 이렇게 대답하셨다.

“데나리온 하나를 내게 보이라.” 데나리온은 로마제국이 세금 징수를 목적으로 만든 은화(Silver Coin)인데 표면에 황제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예수님은 물으셨다. “거기에 누구의 형상과 글이 있느냐?” “가이사의 것입니다.” 이때 예수님은 역사에 남는 유명한 말씀을 하신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예수님은 여기서 신자의 국가에 대한 납세 의무와 하나님께 대한 헌금 의무에 모두 각각 충실해야 할 것을 가르치셨다. 예수님의 지혜로운 대답을 듣고 반대자들은 그를 능히 책잡지 못하고 침묵하였다. 어떤 신학자는 예수님이 어떻게 유대인더러 포악무도한 로마정권에 세금을 바치라고 했느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만국의 통치자요 만왕의 왕이신 주님께서는 때가 되면 악한 로마제국을 능히 처리하실 것이다.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다. 아니, 근본적으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주목적이 당시 유대민족의 한갖 정치적 해방자가 되어 로마제국에 반항하며 타도하는 것이 아니었다. 예수님은 소위 해방신학 (Liberation Theology)의 창시자가 아니셨다.

오늘 우리가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반대자들의 도전에 응답하실 때 작은 은화 하나를 사용하신 것이다. 그 은화에 누구의 형상이 새겨져 있는가를 예수님은 그들에게 물어셨는데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은화에 가이사 황제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는 것은 은화의 소유권이 로마제국에 있고 은화에 로마제국의 공적권위가 있음을 표시한 것이다. 예수님은 이 사실을 통해 그들에게 영적교훈을 주고자 하셨다.

성경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가르친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 1:27). 우리는 모두 은화와 같이 우리 속에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져 있는 존재다.

은화가 로마제국의 소유권과 공적권위를 나타냈다면,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진 우리 신자들은 하나님의 소유권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공적권위를 나타내는 존재이다. 하나님은 이를 위해 우리를 창조하시고 그분의 형상을 우리 속에 새겨 놓으신 것이다. 그래서 바울사도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그분의 선한 목적을 우리가 소원하고 실행하기를 원하셔서 우리 속에서 역사하고 계시느니라” (빌 2:13).

그러므로 모든 인생은 하나님께서 그의 형상을 새겨 놓으신 값진 은화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보통 은화가 아니다.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지고 예수의 피로 값 주고 사신 은화들이다. 고로 우리는 그토록 귀중한 은화의 가치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은화의 창조자이신 주인의 선한 목적을 깨닫고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그것이 모든 신자의 의무이다.

한 여인이 어둠 속에서 은화를 잃었다. 그녀는 등불을 켜고 열심히 찾았다.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찾았을 때 너무 기뻐서 친구들을 불러 큰 잔치를 열었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잃어버린 은화”(The Lost Coin) 라는 예수님의 유명한 비유다. 하나님을 떠난 인생은 잃어버린 은화와 같다. 그러나 하나님께 회개하고 돌아온 인생은 다시 찾아진 은화와 같이 값지고 귀중하다. 하나님께서 너무 기뻐서 천국잔치를 베푸실 정도이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진 귀중한 은화들임을 항상 기억하고 살면, 각자에게 더욱 행복하고 가치 있는 인생이 아름답게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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