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현교회 2억원 후원, 주기철 기념홀·기념로 조성
김관선 목사 “총신이 주님의 길 쫓는 일꾼 키워주길”
죽음 앞에서 신앙 절개를 굽히지 않은 주기철 목사의 순교신앙을 기리는 공간이 총신대 사당캠퍼스에 마련됐다.
총신대학교(총장:이재서)는 주기철 기념홀 기증 감사예배를 11월 22일 사당캠퍼스에서 거행했다.
주기철 기념홀은 지난해 산정현교회가 총신대에 후원한 2억원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총신대는 사당캠퍼스 종합관 2층의 오래된 세미나실을 올해 2월부터 설계기간 3개월 공사기간 2개월을 거쳐, 다양한 학술 및 예배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주기철 기념홀로 탈바꿈시켰다.
주기철 기념홀은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흰색과 회색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또한 기념홀 앞에는 주기철 기념로도 조성했다. 주기철 목사의 얼굴동판을 필두로 이어진 화보 속에 일제의 총칼 앞에서도 꺾기지 않은 소양의 순교신앙과 목회 행적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감사예배에는 기증자 산정현교회 김관선 목사와 성도들, 총신대학교 이재서 총장과 관계자, 그리고 특별히 주기철 목사의 손자 주승중 목사(주안장로교회)가 참석했다.
대학 부총장 손병덕 교수의 인도로 시작된 예배는 신대원 부총장 정승원 교수 기도, 산정현교회 중창단 특별찬양, 김관선 목사 설교와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피아노 이미원 사모, 테너 김선용, 소프라노 윤나리로 구성된 산정현교회 중창단은 주기철 목사가 생전에 즐겨 불렀던 찬송이자, 소양의 순교적 삶을 그린 영화제목이기도 한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찬양하며, 말씀의 시간으로 안내했다.
‘목마르신 주님’이라는 제하의 말씀을 선포한 김관선 목사는 “동도교회에 있다가 39살 때 산정현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당시 동도교회 최훈 목사님께서 제2의 주기철이 되라고 하셨지만,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주기철 목사님의 순교신앙을 널리 알려야겠다고 다짐했다”면서, “그래서 양지캠퍼스에 주기철 기념 세미나룸을 세우고 주기철목사기념사업위원회에서 열심을 다해 활동하며 여러모로 애를 썼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김관선 목사는 “감옥에서 순교하기 직전 주기철 목사가 고통 중에 오정모 사모에게 건넨 마지막 말이 ‘숭늉 한 그릇 먹고 싶소’였다. 또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 중 하나는 ‘내가 목마르다’였다. 십자가의 예수님이 목마르다고 한 것은 자기 살 길 찾아 떠난 제자들을 향한 갈증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면서, “순교 직전 숭늉은 찾은 주기철 목사님의 목마름도 예수님의 목마름과 맥락이 같았을 것이다. 총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하고 임원들이 신사참배를 하는 비극적 상황에서 외롭게 신앙을 지켜야 했던 주기철 목사님. 그래서 목마름이 더 크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관선 목사는 “주기철 목사님이 험하고 높은 길을 걸었던 것에 반해 지금의 한국교회는 편안한 길을 걸으며 안주하고 있다. 그런 한국교회 모습 때문에 주님이 여전히 목마르시고, 주기철 목사님께 아직도 숭늉 한 그릇 대접하지 못하고 있다”며, “순수한 신앙을 품고 주님이 가신 그 길을 따라갈 수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주님을 목마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총신대가 그런 일꾼을 키워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재서 총장은 김관선 목사에게 감사패를 증정하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재서 총장은 “총신대 총장이 된 이후 가장 뜻깊은 순간이다. 주기철 목사님의 순교신앙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자랑이며, 한국교회가 내놓을 수 있는 위대한 역사의 한 페이지이기 때문이다”면서, “산정현교회를 통해 귀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기념홀에 들어서고 기념로를 거닐며 더 많은 사람들이 주기철 목사님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총신도 주기철 목사님의 신앙을 중심으로 삼고 참 복음을 지키기 위해 힘쓰겠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인사말을 전한 주승중 목사도 “산정현교회의 섬김으로 장자교단 신학교 총신에 주기철 기념홀이 세워진 것에 감사드린다”면서, “일제의 총칼 앞에서 모두가 신앙을 버릴 때 주기철 목사님과 50명의 순교자들은 올곧은 신앙을 지켰다. 그래서 오늘날 한국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본다. 기념홀 건립을 통해 주기철 목사님의 신앙을 믿음의 후배들이 이어받고,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한국교회로 우뚝 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관선 목사와 주승중 목사, 이재서 총장 등 총신대 관계자들이 테이프 절단식을 가졌으며, 김관선 목사의 주기철 기념로 설명을 끝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기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