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10, 2024

[손성호 박사 칼럼] 세 가지 십자가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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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호 박사

세 가지 십자가의 언어

우리 인생의 삶은 태어나서, 활동하다, 죽는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지상의 삶은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나셔, 33년을 사시다가, 십자가에 죽으셨다. 예수님이 인류의 구원자가 되시기 위하여는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셔야 한다. 즉 죄없이 태어나셔야 하고, 죄없이 사시다가, 죄인을 대신하여 죽으셔야 한다. 이 세 가지 요건이 다 중요한데, 신약저자들은 유독 그의 죽음에 집중하는 것은 흥미롭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세 가지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롬 3:23-26]

23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24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25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26 곧 이 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

세 가지 언어는 무엇인가? 첫째는 ‘속량’이라는 시장의 언어요, 둘째는 ‘(하나님이) 의롭다 하심’이라는 법정의 언어이며, 마지막은 ‘화목제물’이라는 성전의 언어이다. ‘속량’, ‘의롭다 하심’, ‘화목제물’은 십자가의 의미를 설명해 주는 핵심 단어들이다. 그러므로 이 단어들의 뜻을 모르면 십자가를 모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순서를 따라 이 언어의 뜻을 살펴보자.

우선 ‘속량’이라는 단어이다. 이 단어는 노예 시장에서 사용되었다. 속량, ἀπολύτρωσις [아포루트로시스]이다. ‘속량’이라는 뜻이 무엇일까? 노예 시장에서 어떤 사람이 값을 지불하고 그 노예를 구입할 때, 그 노예를 속량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단어는 구속(redemption), 속죄(ransonning), 구원(salvation), 자유(libetation), 해방(deliverance)으로 번역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값을 치르고 주인이 바뀐 종의 상태뿐 아니라 자유를 얻고, 해방되는 것까지를 말한다. 우리는 죽음과 죄의 노예에서 예수님의 값진 보혈로 속량을 받아 하나님의 종이 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의 종으로 있어도 행복한데, 왜냐면 그분은 어느 주인보다 좋으시니] 하나님은 우리를 해방시켜 자유 시민이 되게 하셨으니 이게 웬 은혜인가!!! 같은 어근에서 나온 λυτρωτής[루트로테스]는 예수님을 가리키는데, 구속자(ransomer)이실 뿐 아니라, 해방자(deliverer)가 되시니 자원하여 그분을 위하여 살지 않겠는가. 아~멘!!!

[고후 5:15] 그가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으심은 살아 있는 자들로 하여금 다시는 그들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오직 그들을 대신하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이를 위하여 살게 하려 함이라

두 번째 ‘의롭게 하심’이라는 단어는 법정에서 사용되는 언어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판사가 ‘not guilty’라고 선언하고 case를 dismiss 시켜 무죄로 선언하는 것과 같다. 독자들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교통 티켓을 받아 법정에 갔는데 판사가 내 설명을 듣더니 ‘not guilty’라고 선언해서 벌금도 내지 않고 기록에 오르지도 않고 무죄로 나올 때 기분이란 째지게 좋지 않던가!!! ‘의롭다 하심’은 ‘not guity’와 같은 말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나는 분명 죄인인데.

[롬 3:24]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예수님께서 속전을 지불하셨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기 때문에 하나님은 ‘은혜로’ 즉 값없이, 공짜로 의롭다고 선언하신 것이다. ‘의롭다’는 δικαιόω[디카이오오]라는 단어는 바울이 애지중지 사용하는 단어인데 어떤 뜻이 있을까? ‘의롭다고 선언하다’(declare), ‘의롭게 만들다’(make right)라는 뜻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하나님이 의롭다고 선언하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의롭게 만들어 주시는 것이다. 예수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하여 여러 번 돌아가실 필요가 없다. 한 사람 아담으로 죄가 들어왔으므로 예수님, 한 분의 죽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을 수 있다.

[롬 5:18] 그런즉 한 [아담]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 한 [예수]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

마지막으로, ‘화목제물’이라는 성전의 언어를 살펴보자. ‘화목제물’이란 어떤 뜻일까? ‘희생제물’ ἱλαστήριον [히라스테리온]은 속죄소로도 번역되는 단어로, 같은 어근에서 나온 ἱλασμός [히라스모스]는 달램, 화해(propitiation), 속죄(expiation), 보상(propitlation)이라는 뜻이 있다. 이것은 히브리어 רפכ [키펠]에서 온 것으로 속죄일에 희생제물의 피가 법궤의 시은소에 뿌려져서 하나님의 진노를 달램으로 백성의 죄가 덮어진다, 즉 용서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의 피가 시은소에 뿌러져서 우리의 죄가 용서를 받게 된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을 유월절의 어린 양으로만 알고 있고, 속죄일의 화목제물이신 예수님은 익숙하지 않다.

이제 어려운 주제를 끝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감상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보혈로 속전을 지불하셨고, 이 피를 믿는 자에게 하나님은 의롭다고 선언하시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은 하나님의 진노를 가라앉히는 능력을 확신하자.

[고전 1:18]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 필자 손성호 박사는 총신대학 종교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총신신학대학원(M. Div), 리폼드신학대학원(MRE),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학석사(MRE)및 철학박사(기독교 교육 전공)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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