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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22, 2025

[박헌승 목사 칼럼] “여전히 교회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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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한국에서 목회하는후배 Y 목사가 몸이 이상해서 병원에 갔는데, 뇌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병명은 교모세포종, 뇌종양 중에서도 가장 악성이라 불리는 병입니다. 완치가 어렵고 치료 후에도 재발 우려가 크다고 합니다. 빠르면 6개월, 길면 2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평소에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고, 체격도 다부진 사람이라 믿어지지 않습니다. 아내와 자녀들의 정신적인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교우들을 비롯해 동료, 선후배 목회자들, 주위 모든 사람이 히스기야 왕처럼 15년 생명 연장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Y 목사는 한 교회에서 오롯이 32년째 목회하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남다른 세 개의 별명이 있습니다. 꿈쟁이, 오뚜기, 돈키호테입니다. 교회를 사랑하고 부흥을 꿈꾸는 꿈쟁이. 어떤 역경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오뚜기. 항상 모험적이고 긍정적인 불도저형의 돈키호테 목사입니다. 그는 사랑과 정이 많은 따뜻한 목사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주님의 사랑으로 지역사회를 섬기며, 소외계층을 돌보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과거 사랑하는 아들에게 신장을 내어줄 정도로 매사에 희생적입니다.

최근 Y 목사가 수술 후 투병 중에 책을 출판했습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가운데, 집필한 소책자입니다. 책 제목이 “여전히 교회를 사랑합니다”입니다. 글 제목만 보아도, 뭉클하며 가슴에 와닿습니다. 죽기 전 교우들에게, 후배 목사들에게 남기는 유서 같은 책, 편지입니다. 성도를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지난번 한국방문 때 새로운 예배당을 건축하려는 원대한 계획을 들었는데, 그 꿈이 이루어질지는 모르지만 웅장한 건물보다 더 아름다운 책입니다.

Y 목사는 지금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암 수술 이후 시력이 나빠지고 체력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은 더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사랑의 뜨거운 열정으로 다시 건강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며 나도 떨리는 심정으로 외쳐봅니다. ‘여전히 교회를 사랑합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엡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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