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안타키아”
사도행전 11장에 시리아의 안디옥(Antioch)이 나옵니다. 예루살렘이 유대 선교의 중심지였다면, 안디옥은 이방 선교의 모판이었습니다. 바나바와 바울이 1년간 이곳에서 복음을 전하며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 열매로 ‘그리스도인, Christian’이라는 호칭이 최초로 생겨났고,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안디옥 교회는 성령의 인도를 따라 바나나와 바울을 선교사로 보냅니다. 바울은 안디옥교회의 파송을 받아 3차례에 걸쳐 아시아와 유럽선교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이방 선교의 중심지였던 시리아의 안디옥은 동로마에 속하게 되고, 나중에는 이슬람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1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프랑스령이 되었다가, 20세기에 들어와 튀르키예(구 터키)의 영토가 되고 맙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차고 넘쳤던 안디옥에 지금은 소수의 기독교인이 신앙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독교 유물만 남아 있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지난 6일 새벽에 튀르키예의 동남부 도시 ‘안타키아, Antakya’에 강도 7.9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여러 차례의 여진으로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었습니다. 5,000여 채의 건물이 무너졌습니다. 국경 접경지역인 시리아의 알레포 지역에도 동시에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벌써 2만5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붕괴된 건물 아래 이십만 명이 깔려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21세기에 일어난 최대의 지진피해입니다.
‘안타키아’는 성경에 나오는 안디옥입니다. 2000년 전, 예수의 이름이 높여지고, 복음이 왕성했던 곳, 바나바와 바울을 선교사로 파송하고 후원했던 기독교 역사의 성지 안디옥입니다. 지금은 교회가 무너진 지 오래고, 신앙도 무너지고, 이번 강진으로 도시마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이 울부짖고 있습니다. 싸늘한 시체를 끌어안고 가족들이 울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어린아이들이 추위에 떨며 배고프다고 울고 있습니다. 구조대에게 시신을 담을 봉투라도 달라고 애걸하고 있습니다.
‘안타키아’를 바라볼 때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어떻게 저들을 섬겨야 할지 기도하며 지혜를 구하게 됩니다. 초대 안디옥 교회는 예루살렘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 힘을 모아서 유대의 형제들에게 구제금을 보내었습니다. 이제는 ’안타키아’를 부조해야 합니다. ‘안타키아’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 그곳의 연약한 교회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펴야 합니다.
“돌이켜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엡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