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은 시간을 계산하라”
오늘은 성탄 주일이며 또한 송년 주일입니다. 죄인을 구원하러 오신 구주 예수 강생을 함께 기뻐하며, 한 해 동안 베푸신 은혜에 감사드리는 날입니다. 희망찬 신년 주일예배를 드리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리라고 굳게 다짐했었는데, 어느덧 마지막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모세의 기도가 생각이 납니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시편 90:10) 정말 빛의 속도로 순식간에 날아 가버렸습니다. 쏜살같이 빨리 지났습니다. 급류처럼 빠른 속도로 흘러가 버렸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이 있다는 것은 인생의 끝도 있다는 것입니다. 세월이 끝도 없이 흘러가거나, 돌고 도는 것이 아닙니다. 시작이 있으면 마침이 있고, 처음이 있으면 마지막이 있습니다. 1년, 12달, 365일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집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심판이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에 대하여 하나님은 심판하십니다. 시간의 청지기로서 하나님이 주신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따라 물으실 날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얼마 전 밴쿠버를 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찬송가 528장, “예수가 우리는 부르는 소리”가 떠올라서 묵상하며 부르는데, 3절 가사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세월이 살같이 빠르게 지나 쾌락이 끝이 나고 사망의 그늘이 너와 내 앞에 둘리며 가리우네.” 인생이 끝이 날 때 주님과 나 사이에 생명의 빛이 환하게 둘러 비추어야 되는데, 사망의 어두운 그늘이 있으면 어떻게 될까? 기도가 되면서, 후렴 가사에 아멘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라 오라 방황치 말고 오라 죄 있는 자들아 이리로 오라 주 예수 앞에 오라.”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고, 우매한 자의 마음은 혼인집에 있다고 했습니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은 것은 인생의 끝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기억할 때 세월을 허송하지 않고, 시간을 아끼는 지혜로운 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습니다. 세월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이제 남은 시간을 계산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
(시편9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