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17, 2024

[박헌승 목사 칼럼] “겨우살이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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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승 목사(캐나다 서부장로교회)

“겨우살이의 준비”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꽤 추워졌습니다. 또 한 해가 저물고, 겨울이 오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낍니다. 독감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뒤늦게 코로나에 걸려 고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기온이 점점 내려가고 있어, 건강에 유의해야 합니다. 외출할 때 모자를 쓰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옛날 이맘때쯤이면 겨우살이(wintering)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겨울철 두꺼운 옷, 고구마 같은 먹을 양식을 준비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난방시설이 열악해, 추운 겨울을 나는 것이 큰일이었습니다. 땔감을 모으고, 연탄 광을 치우고 연탄을 들여놓았습니다. 동네 이웃이 함께 모여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갔습니다.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쭉 찢은 김장 김치 한 조각을 입에 넣을 때 참으로 맛있었습니다.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최고였습니다. 김장만 하면 월동준비는 끝이었습니다.

겨울나기 준비는 나무들도 합니다. 무성했던 잎을 다 떨어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겨둡니다. 그것은 잎사귀에 수분을 뺏기지 않고, 혹독한 추위를 견뎌 살아남기 위함입니다. 동물도 월동준비를 합니다. 땅속, 굴, 바위틈 등, 겨울을 보낼 공간을 마련합니다. 먹을 것을 많이 비축하고, 동면에 들어갑니다. 곰, 다람쥐, 개구리, 뱀 등은 겨울잠을 자면서 봄을 기다립니다. 곰은 5개월 동안 잠을 자기도 합니다.

사도 바울은 두 번째로 갇혔던 차가운 로마 감옥에서 겨우살이 준비를 합니다.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드로아 가보의 집에 둔 겉옷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합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속히 오라고 당부합니다. 올 때에 가죽 종이에 쓴 책도 가져오라고 합니다. 그 책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구약성경 책으로 여겨집니다. 겨우살이를 위해 따뜻한 옷 뿐만 아니라, 영의 양식까지 준비하였습니다. 이후에 그는 순교합니다. 진정한 그의 월동준비는 세상을 떠날 준비였습니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말입니다.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를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 겨우살이 준비 이상 중요한 것은 죽음의 준비, 하나님 앞에 서는 준비입니다. 냉혹한 겨울 같은 인생의 말년을 잘 준비해야, 천국에서 아름답고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너는 겨울 전에 어서 오라.” (딤후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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