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18, 2024

[강태광의 기독교 문학산책] 미우라 아야코의 “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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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

미우라 아야코의 “길은 여기에”

필자는 그릇이 크지 못해서인지 일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못합니다. 그래서 일본 사람이나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일본 신앙인들 가운데 소수를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예컨대 우찌무라 간죠나 미우라 아야코, 그리고 장애인 시인 미즈노 겐조를 존경합니다. 모두 걸출한 신앙인입니다.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는 일본 크리스천 소설가요 수필가입니다. 미우라 아야코는 1922년 4월 25일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가와 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아사히가와 시립 여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7년 동안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일했습니다. 미우라 아야코는 패전 이후 국가의 기만적인 교육정책과 자신이 그 앞잡이가 된 것에 회의를 느끼고 교직을 떠납니다.

이때 폐결핵과 척추 질환이 발병하여 13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합니다. 투병 중에 같은 병원에 요양 중이던 소꿉친구 마에까와 다다시를 만나서 신앙을 접하고 복음을 듣고 받아들입니다. 세례를 받고 신앙인의 삶을 시작합니다. 그 후 문학적 재능을 살려서 걸출한 기독교 신앙 작품들을 발표했습니다. 특별히 1964년 「아사히신문」 1천만 엔 현상 공모에 『빙점』이 당선되면서 일본 문단의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빙점은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길은 여기에”는 작가인 미우라 아야코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미우라 아야코가 1967년 12월부터 이듬해인 1968년 12월호까지 잡지 <주부의 벗>에 연재했던 작품입니다. 소설의 중심 스토리는 자신의 24세부터 37세까지 13년 동안의 행적입니다. 1946년 7년 동안 근무했던 초등학교를 그만두었던 무렵부터 1959년 37세 결혼할 때까지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13년간의 투병 생활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 안에서 품었던 소망을 그려내는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여고 졸업 직후 17세의 젊은 나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됩니다. 성실하게 상부의 지시에 따라 충실하게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일본의 교육정책의 악함과 그 악한 교육에 자신이 동참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아 교사를 그만둡니다. 소설은 주인공이 왜 교사를 그만두었는지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자신이 교사로 가르친 것들이 거짓이요 악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교사직을 그만둡니다. 그리고 한동안 그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7년 동안이나 잘못된 내용을 가르치는 교사로 7년 동안이나 가르쳤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허무감과 당혹감에 시달립니다. 그러다가 다 잊어버리고 시집이나 가버릴까 생각했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두 남자와 약혼을 합니다. 결혼과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한 안이한 태도를 경고라도 하듯 약혼식을 앞두고 쓰러지고 급기야 폐결핵으로 무너집니다. 그 후 그녀는 무한 고통의 세월을 보냅니다. 무엇을 목표로 살아야 할지 모르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녀는 살아가는 매일의 삶이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절망의 상황에서 같은 폐병 환자로 만난 어린 시절 친구 마에까와 다다시는 참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신앙인의 소망을 보여줍니다. 마에까와 다다시는 자신의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미우라 아야코가 소망 가운데 살아가도록 설득합니다. 사실 어렸을 때 마에까와 다다시의 누이 여동생인 미끼꼬의 인도로 미우라 아야코는 크리스마스에 교회에 갔었습니다. 하지만 전도했던 미끼꼬는 죽었습니다. 허무주의에 빠져서 자살을 꿈꾸던 미우라 아야코는 미끼꼬의 오빠인 마에까와 다다시와의 만남, 그리고 그 헌신적인 사랑과 인격을 통해 신앙의 세계로 다시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하지만 마에까와 다다시는 죽고, 미우라 아야코는 병상에 누운 상태로 사랑하는 사람의 임종도 보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며 깊은 슬픔에 잠깁니다. 얼마 후 미우라 아야코는 마에까와 다다시가 생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가 원했던 신실한 크리스천의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슬픔에 빠져 있던 그녀에게 마에까와 다다시와 쏙 빼닮은 미우라상이 나타나고 오랜 인내의 결실로 만 5년 만에 결혼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대략의 소설 줄거리입니다. 요컨대 이 작품은 미우라 아야코가 고난으로 허무주의자가 됩니다. 그래서 자살을 꿈꾸는 안타까운 삶을 삽니다. 그러나 여러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믿음의 사람이 됩니다. 그 후 예수 안에서 변화되어 아름답게 살아가는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미우라 아야코는 이 작품을 통해 일본인들에게 양심과 자성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본인 전체가 군국주의자들이 아니었고, 일본인 전체가 침략의 야욕에 동조하지 않았음을 말합니다. 그 어두운 일본 제국 속에 양심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깨어있는 일본인들이 당시 일본과 일본 교회의 희망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도 이런 살아 있는 신앙인이 있어야 함을 가르칩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양심이 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살아 있는 양심을 격려하는 지도자와 어른이 되어야 합니다. 양심과 영혼을 살리는 생명의 공동체를 세워야 합니다.

다음은 주인공이 믿음의 사람으로 세워지기까지 신실한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마에까와 다다시와 그의 여동생 미끼꼬 그리고 미우라 상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미우라 아아코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모두 미우라 아야코 구원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삶의 자리에서 믿음의 삶을 살며 복음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전도학은 한 영혼이 구원받는데 적어도 네 사람의 의미 있는 전도자들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바로 그 의미 있는 전도자들이 되기 위해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절망과 고통 중에 있던 미우라 아야코는 복음으로 희망을 품습니다. 복음으로 말미암아 새 삶을 살게 되는 미우라 아야코는 생명의 길이 여기 있음을 웅변합니다. 복음이 길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길입니다. 사도 요한이 전하는 예수님의 선언을 기억합니다.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예수님은 선언합니다. 길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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