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창립 8주년 감사예배 때, 몇몇 성도님들이 마음을 모아 헌물해 주신 국화꽃 다발이 강단을 풍성하게 채웠습니다. 성도님의 감사와 사랑이 담긴 이 아름다운 꽃에 물을 주면서, 저는 문득 이 꽃다발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색색의 국화꽃이 한 뭉치로 모여 있을 때 발산하는 그 황홀한 아름다움은, 우리 교회 공동체의 영적인 진리를 생생하게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꽃다발을 이루는 국화들은 낱개로 놓여 있을 때도 예쁘지만, 하나로 모여 있을 때 비로소 눈을 뗄 수 없는 풍성한 조화를 이룹니다. 마치 우리 교회의 성도님들이 서로 다른 배경과 삶의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묶여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것처럼 말입니다. 그 꽃다발은 강한 쇠사슬이나 억압적인 끈으로 묶여 있지 않았습니다. 부드러운 끈으로 단단히 묶여 겉으로는 하나의 꽃뭉치처럼 보입니다. 이는 성경이 우리에게 권면하는 ‘하나 됨’의 모습과 같습니다.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이요 성령이 하나이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 (에베소서 4:3-4)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획일적으로 똑같아지기를 요구하시는 것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한 몸을 이루고 서로를 ‘평안의 매는 줄’, 곧 사랑과 겸손으로 묶어 지키기를 원하십니다. 이 하나 됨이야말로 우리 교회가 세상 속에서 드러내야 할 가장 강력하고 아름다운 증거입니다. 우리의 연합이 견고할수록, 세상은 교회가 가진 생명력과 희망을 보게 될 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꽃다발 안에는 동글동글 풍성한 퐁퐁국화도 있었고, 수십 송이가 옹기종기 모여 피어난 소국도 있었습니다. 크기와 모양이 확연히 다르고, 그 꽃송이마다 담고 있는 색깔도 다채롭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중앙교회도 한 아름의 국화뭉치와 같습니다. 어떤 성도는 퐁퐁국화처럼 눈에 띄게 큰 은사로 봉사하며 공동체를 풍성하게 합니다. 또 어떤 성도는 소국처럼 작고 섬세한 자리에서 묵묵히 기도하고 헌신하며 교회의 구석구석을 채워줍니다. 중요한 것은 크기의 차이가 아니라, 그 존재 자체의 고유한 아름다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각자의 은사와 고유한 빛깔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나의 은사 (나의 빛깔)는 무엇인가요? 주님께서 내게 맡기신 봉사의 자리, 섬김의 방식, 그리고 나만의 강점을 숨기지 않고 충실하게 피워내야 합니다. 동시에 다른 성도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의 은사가 가장 잘 발휘되도록 격려하고 축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만물에는 그분의 마음과 뜻이 숨어 있습니다. 국화꽃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하나 됨을 힘써 지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자가 받은 고유한 빛깔을 나타내 보이라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 우리 중앙교회는 세상의 어떤 꽃다발보다도 아름답고 생명력 있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꽃다발의 향기가 예배당에 퍼지듯, 우리의 연합과 섬김의 빛깔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널리 전파하기를 소망합니다.



